'기승전 치킨집'이라는 '웃픈' 현실에서 반퇴 연령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대책 없이 긴 노후를 위해서도 미리 반퇴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반퇴시대’를 살게 되었습니다. ‘반퇴’란 은퇴 후에도 경제적 이유로 다시 일해야 하는 상황을 일컫습니다. 은퇴했지만 은퇴하지 못한 거죠.
최근 KB금융지주 산하 경영연구소에서 반퇴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 평균 반퇴연령은 47세이고, 최빈연령은 55세, 반퇴 후 재취업까지 평균 2년이 걸린답니다. 2년 만에 찾은 새 직장은 이전에 종사했던 업계의 비정규직일 경우가 많고요.
또한 반퇴를 전후해 소득이 감소한 비율은 74.8%인 반면, 지출이 감소한 비율은 51.2%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들어오는 돈은 적은데 나가는 돈은 여전하다는 이야기지요. 반퇴 연령 대부분이 자녀교육이나 주거 등에 여전히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형편이기 때문입니다.
유엔에서 재정립한 나이 기준을 보면 반퇴시대를 더 실감하게 됩니다. 18~65세까지를 청년, 66~79세까지를 장년, 80세 이후를 노년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수명이 길어진 만큼 노동의 기간도 길어진 겁니다. '인생 이모작'이란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40~50대에 재취업이나 창업으로 인생 후반전을 꾸리려면 준비가 필요합니다. 최근 출간된 <반퇴의 정석>(김동호 지음, 중앙북스 펴냄)에선 '반퇴푸어'가 되지 않기 위해 세 가지를 유의하라고 충고합니다.
첫째는 재테크, 둘째는 관계, 셋째는 건강입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한 경제적 준비와 길어진 인생을 충만하게 채워줄 가족과 사회적 관계,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중 재테크는 은퇴 후 재취업이나 창업까지 안정적으로 자금을 관리하고 소비를 조절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KB경영연구소의 반퇴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반퇴시기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는 방법으로 금융자산 처분이 74.5%로 가장 높았습니다.
연금은 반퇴와 은퇴에 대비한 가장 안전한 대비책입니다.
이어서 연금자산 처분(38.2%), 부채 활용(14.1%), 부동산 처분(2.5%) 등의 방법으로 생활자금을 활용했습니다. 특히 반퇴기간이 길어질수록 연금자산을 처분하거나 대출 등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준비 없이 맞게 되는 반퇴로 가정경제에 위기가 닥칠 수 있음을 예고합니다.우리나라 국민연금은 지급 시기가 61~65세 이후로 늦춰졌습니다. 따라서 40~50대에 반퇴 후 소득 크레바스를 맞이할 위험이 높지요. 소득이 불분명한 이때를 위해 공적연금에 더해 사적연금을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적연금은 불충분한 공적연금의 사각지대에서 노후 빈곤으로부터 안전장치 역할을 합니다. 특히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약 7년 정도 긴 여성에게는 더욱 절실한 문제입니다. 사적연금에 더해 주택연금은 거주를 보장하고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면에서 안정적인 노후대책이 될 수 있습니다.
2017 KB골든라이프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인이 노후생활에 필요한 경비는 매달 약 177만 원이었습니다. 그리고 10명 중 7명은 이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대답했습니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2014년 49.6%를 기록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OECD 평균 노인빈곤율(12.1%)의 4배를 웃도는 수치입니다.
바라는 은퇴연령은 65세이지만 노후자금 부족으로 75세까지는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반퇴시대. 가능한 일찍부터 계획을 세워 소득과 자금을 관리해 미래에 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