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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벽지의 아파트

'한 지붕 두 가족'. 세대분리형 아파트가 완화된 규제와 함께 다시금 부동산 시장 수면 위로 올랐습니다. 과연 새로운 임대 수익 모델로 자리할 수 있을까요? 어떤 점이 바뀌었는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알아봅니다.

 

돌아온 세대분리형 아파트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 가수 이상민 씨가 채권자의 집 1/4만 빌려서 세입자로 사는 모습이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이 세대분리형 아파트에 관심을 끌게 되었는데요.사실 한 집에서 여러 가구의 독립생활이 가능한 세대분리형 주택은 이미 1990년대에 선보인, 20년이 넘게 지난 주거형태입니다.

하얀 벽지로 꾸며진 집안 내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당시의 임대주택인 주공아파트에 '부분임대 아파트'라는 개념으로 도입한 것이 그 시초인데요.

하지만 실제 입주자들이 집주인과 자주 마주치는 등 사생활 노출의 문제가 발생하는가 하면, 원룸이나 오피스텔에 비해 임대료가 비싸고 관리비 책정에 대한 기준도 모호해 당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지금과는 사뭇 다른 부동산 정책, 가족 구성원의 수가 현저히 다르다는 점도 세대분리형 아파트가 외면받았던 이유 중 하였는데요. '혼밥', '혼술', '나 혼자 산다'가 대세인 최근의 흐름을 고려하면 세대분리형 아파트가 다시 주목받는 데에도 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무언가를 건설하고 있는 피규어

정부의 새로운 가이드라인

1인 가구의 소형임대주택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정부도 세대분리형 아파트를 활성화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지난 1월 2일에는 국토교통부가 세대분리형 주택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수정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는데요.

 

기존에 공사 규모가 커 입주자들의 동의 여건이 엄격했던 '배관 설비 추가 설치', '전기 설비 추가 설치' 등의 항목을 '증축'에서 '대수선(건축물의 구조나 외부 형태를 수선 또는 변경하는 것: 기둥, 벽, 주계단 등)'으로 수정 분류해 여건을 완화했습니다. 기존에 이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공동주택 전체 입주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했지만, 대수선으로 수정됐기 때문에 해당 동 주민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만 받으면 돼 세대분리형 주택으로의 전환이 쉬워졌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세대 구분형 공동주택 가이드라인 중 일부 내용이 너무 과하다는 의견이 많아 증축으로 분류된 일부 공사를 대수선으로 내려 입주자 동의 요건을 완화한 것”이라고 그 취지를 밝혔는데요. 앞으로 주택법을 손질해 주택 세대구분에 대한 법적 근거와 설치 기준 등을 명확하게 설정할 것이라고 하니 세대분리형 주택은 지금보다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1인 가구 전성시대, 임대 수익 가능?

은퇴 후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고 있는 이들이라면 세대분리형 아파트도 고려대상에 넣을 만합니다. 저금리 시대에 현재의 자산으로 쏠쏠한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집은 있지만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생활비를 충당하는 모델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여유를 즐기고 있는 한 사람
 

한 가구에 완전히 독립된 두 개의 거주 공간이 존재하지만, 법적으로는 주택 한 채로 인정되기 때문에 임대수익을 올리면서도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올 4월부터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이 증가해 세제혜택을 받는 데 더욱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원룸이나 오피스텔보다 주거환경이 좋은 아파트에서 살 수 있어 나쁘지 않죠. 앞으로 1인 가구의 증가와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점점 수요가 늘 것이란 전망도 세대분리형 주택에 주목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1인 가구치고는 비싼 임대료도 문제이며, 세대를 나눌 수 있는 대형 아파트는 중소형 아파트보다 시장 선호도가 낮아 분양이 활발하지 않다는 것도 걸림돌입니다. 이와 더불어 1인 가구를 겨냥한 양질의 원룸과 오피스텔 등의 대체상품 공급이 늘고 있죠.

모든 상황에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합니다. 이 두 가지를 잘 판단해 본인에게 맞는 방향으로 활용해야겠지요. 세대분리형 아파트의 임대 수익 이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