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현황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투자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수익률이 저조했고, 기술은 부족해 자산운용 자문이나 보조 역할에 그치면서 투자자들에게 외면받은 게 사실입니다. 상황이 달라진 건 2019년,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자산운용사에서 펀드·일임 재산을 위탁받아 운용할 수 있게 되면서죠. 여기에 코로나19로 초저금리시대가 이어지고, 비대면 거래가 일반화되면서 로보어드바이저 성장에 가속이 붙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을 키운 주역은 탄탄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핀테크 회사들입니다. '핀트', '파운트', '에임'이 대표적인데요. 2020년 말 기준, 3사의 운용금액은 1조 1,851억 원입니다. 2019년 말 대비 무려 5배 넘게 성장했습니다. 3사의 앱 이용자 수는 무려 120만 명인데요. 핀트에 의하면 전체 이용자 중 2030세대 비중이 77.6%에 달한다고 합니다. 핀테크 로보어드바이저의 최소 가입금액은 10만~300만 원 정도로 소액으로 PB 서비스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산이 적은 젊은 층에 통한 것입니다. 핀테크 회사에 이어 국내 금융사들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를 선보이거나 파운트, 핀트 등 전문 업체와 손잡고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출처 :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은 크게 자문형, 일임형, 하이브리드형으로 나뉩니다. 자문형은 월정액을 받고 자산 배분이나 리밸런싱을 고객에게 제안하고 실제 매매는 고객이 결정하지만, 일임형은 포트폴리오 구성부터 리밸런싱, 매매까지 로보어드바이저가 수행합니다. 그리고 하이브리드형은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에 전문가의 의견을 더한 형태입니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는 크게 일임형과 자문형으로 2021년 8월 기준, 자문형 계약자 수는 일임형의 약 2.5배를 상회합니다. 많은 투자자가 아직 로보어드바이저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본인이 한 번 더 판단할 기회를 얻길 원한다는 거죠.

출처 :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
올해 8월 기준,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를 가장 많이 판 곳은 은행입니다. 계약자 수가 많은 만큼 운용 금액도 가장 많습니다. 은행권 로보어드바이저 가입이 늘고 있는 것은 초저금리 영향이 큽니다. 은행의 예금 금리가 0%로 떨어지면서 예금의 대체 투자처를 물색하는 소비자들이 로보어드바이저를 선택한 거죠. 실제로 10월 1일 기준, KB국민은행의 'KB케이봇쌤 해외(적극투자형) 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0.28%로 8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은행권 저축성수신금리와 비교해 약 10배나 높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탈예·적금 고객들과 함께 증시 활황에도 주식투자를 어려워하던 투자자들에게도 대안이 되고 있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