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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 Content 푸르덴셜 푸르덴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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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를 준비하는 '금퇴족'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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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IPO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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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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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국 부자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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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에서 투잡 뛰는 시대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5년 내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를 넘어 메타버스 회사가 될 것'이라며 변신을 예고했습니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2014년 가상현실 디바이스 회사인 '오큘러스'를 인수하면서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해 왔습니다. 페이스북뿐만이 아닙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도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천문학적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수많은 기업은 마치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흥분하고 있죠. 도대체 왜 전 세계는 메타버스에 열광하는 걸까요?

 

메타버스? 타는 거야?

'아바타'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싸이월드'가 떠오르면 1980년대 생, 영화 <아바타>가 떠오르면 1990년대 생, 메타버스 기반의 소셜 플랫폼 '제페토'가 떠오르면 2000년대 생이라고 하죠. 베이비부머 세대나 X세대는 와닿지 않겠지만 Z세대는 이미 '메타버스'라는 놀이터에서 시간과 돈을 쓰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입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가상현실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 개념으로 '아바타로 소통하는 가상세계'라고 할 수 있죠.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한 <레디 플레이어 원>을 떠올리면 간단합니다. 주인공 웨이드 와츠는 현실에서는 빈민촌에 사는 소년일 뿐이지만, 고글이나 헤드셋 등을 착용하고 들어간 가상세계 '오아시스'에서는 인기 플레이어 '파시발'이죠. 오아시스 내에서 그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오아시스는 현실 세계와 연결되어 있어 오아시스에서 번 돈을 생활비로도 씁니다. 현실 세계의 나와는 다른 '아바타'가 있고, 플랫폼 안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세계관'이 존재하고, 가상세계에서 통용되는 화폐로 '경제생활'도 가능한 것이 메타버스의 요소라고 할 수 있죠. 앞으로 소개할 메타버스는 오아시스와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메타버스는 기존의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가상현실이라는 단어를 포괄적으로 썼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상현실, 증강현실은 기술 자체를 뜻하고 메타버스는 이런 기술을 활용해 인터넷과 모바일을 대체할 수 있는 '넥스트 인터넷' 플랫폼을 칭합니다. 다만, 메타버스의 모습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기에 메타버스를 하나의 고정된 개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시 달리기 시작한 메타버스

메타버스가 처음 상용화된 것은 18년 전입니다. 2003년 린든랩이라는 회사가 '세컨드 라이프'라는 서비스를 오픈하며 화제가 됐죠. 세컨드 라이프는 '싸이월드'와 달리 아바타로 가상의 공간을 이동하며 사람들과 교류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싸이월드의 도토리처럼 '린든 달러'라는 가상 화폐가 있어 서비스 내에서 디지털 오브젝트를 만들어 팔고 살 수 있는 거래까지 가능했죠. 하지만 서비스를 구현하면서 당시의 컴퓨터 성능과 네트워크 속도의 한계가 있었고, 지속해서 서비스를 사용하게 할 동인이 부족했던 탓에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세상에 다시 불러들인 건 엔비디아의 젠슨 황입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 카드로 시작해 인공지능을 넘어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핫한 회사입니다. 그는 작년 10월 GTC 기조연설에서 "앞으로의 20년은 현실과 공상과학영화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바야흐로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렸습니다. 물론 현재의 기술력으로 영화 속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정보통신기술업계에서는 가상현실 기술이 진화하면서 2021년이 '메타버스 상용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3월을 기점으로 포털사이트에서 메타버스 관련 검색량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메타버스를 검색한 횟수보다 3월 첫 주에 검색한 양이 더 많았을 정도죠. 메타버스 선두주자로 꼽히는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가 3월에 뉴욕거래소에 상장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언택트 소통이 일상화되면서 메타버스 시대가 가속화되었고, '세컨드 라이프'가 꿈꾸던 콘셉트의 서비스는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게임과 '제페토' 등의 소셜 서비스로 이어지면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습니다.

 

가상세계가 어떻게 '돈'이 될까?

Z세대가 가장 열광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게임 분야입니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이용자는 2억 명이 넘습니다. 게임 플랫폼이지만 기존의 게임 회사와는 다릅니다. 로블록스에서는 게임회사가 만든 게임만 하는 게 아니라 유저가 직접 게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허물어진 거죠. 로블록스를 '게임계의 유튜브'라고 부르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로블록스 내에는 유저들이 만든 게임만 5,000만 개에 달하고, 유저들은 아이템을 팔거나 게임 머니를 교환해 실제 수익을 낼 수도 있습니다. 로블록스 내 화폐 단위인 '로벅스'는 '100로벅스 = 35센트'라는 환율이 적용되기 때문이죠. 지난해까지 로블록스 게임 개발자에게 지급한 돈이 3억 2,900만 달러 정도며, 일 년에 수백만 달러 이상 수익을 올리는 유저도 있습니다.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를 운영하는 '에픽게임즈' 역시 메타버스에 뛰어든 게임회사입니다. 에픽게임즈는 최근 포트나이트에 새로운 3D 소셜 공간인 '파티로열'을 만들었습니다. 게임 플랫폼에 SNS 기능을 더해 유저들은 게임뿐 아니라 SNS, 음악 감상 등을 하며 함께 어울릴 수 있습니다. 작년 4월, 인기 래퍼 '트래비스 스콧'은 새 앨범 발매 기념으로 파티로열에서 온라인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이 공연에는 무려 2,770만 명이 참여했고, 공연 관련 수익은 2,000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마케팅 효과도 컸습니다. 콘서트 이후 트래비스 스콧의 음원 이용률은 25% 상승했고, 트래비스 스콧의 아바타가 착용했던 나이키 신발까지 함께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같은 해 9월 BTS도 신곡 '다이너마이트'의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파티로열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죠.

로블록스와 포트나이트가 게임 플랫폼이라면 네이버 자회사격인 '네이버Z'가 개발한 '제페토'는 소셜 플랫폼입니다. 출시 3년 차이지만 벌써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가 2억 명이 넘습니다. 제페토는 본인의 얼굴을 촬영하면 본인과 닮은 아바타를 만들어 줍니다. 유저들은 아바타를 원하는 스타일로 꾸미고, 가상공간을 직접 만들어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하죠. 가상세계이지만 구찌, 나이키 등 패션 브랜드도 제페토에 입점해 있습니다. 구찌로 풀착장을 하는데 단돈 몇천 원이면 충분합니다. 이곳에서 열린 '블랙핑크' 팬 사인회에는 4,600만 명이 넘는 유저가 참여해 사인을 받고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현실에서 하기 어려운 일들이 제페토라면 가능한 거죠.

미국 10대의 로블록스 이용 시간이 유튜브의 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메타버스에서 아바타가 입을 옷, 새로운 공간 등을 만들어 팔거나 콘텐츠를 제작해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 늘면서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아바타 패션 디자이너'라는 직업도 생겼습니다. 메타버스를 빠르게 대중화시킨 주인공은 '게임'이지만 활용 가능성은 게임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메타버스는 빠르게 진화하며 패션은 물론 예술, 경제 등 수많은 산업체계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로블록스'와 '제페토' 다음은 뭘까?

메타버스 트렌드를 접한 투자자들이 궁금한 것은 '메타버스 관련주'일 겁니다. 지난 6월, 오랫동안 서학개미들의 원픽으로 꼽혔던 '테슬라'를 밀어내고 메타버스 대장주인 '로블록스'가 순매수 1위에 올랐고,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증강현실(AR) 플랫폼 개발업체 '맥스트'가 7월 IPO 흥행에 성공하면서 메타버스 테마주 투자 열풍이 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로블록스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기업은 어디일까요? 메타버스 관련 기업은 크게 인프라, 플랫폼, 콘텐츠, 하드웨어 4가지 산업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첫째, 메타버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대용량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처리되는 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 센터 등이 필요합니다. 아마존, 구글 등이 이를 지원하는 기업이죠. 이미 아마존은 메타버스가 존재하는 데 필요한 서버, 저장장치,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둘째, 플랫폼은 메타버스 운영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수많은 기업이 앞다퉈 신규 메타버스 플랫폼을 내놓고 있습니다. 로블록스, 제페토 등이 선두주자로 나섰지만, 이들이 최후의 승자가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플랫폼이 마련됐다고 해도 콘텐츠가 없다면 메타버스는 먼 세상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유저의 시간을 뺏을 매력적인 콘텐츠가 중요합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나 게임 회사가 먼저 메타버스에 올라탈 수 있었던 것도 글로벌 팬덤과 팔리는 콘텐츠 덕이었습니다.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5G 콘텐츠 연합체 'XR얼라이언스'는 NASA와 함께 국제우주정거장에서의 일상을 VR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있으며, 하이엔드 브랜드 발렌시아가는 2021 F/W 컬렉션을 비디오 게임으로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넷째, 최고의 경험은 최적의 하드웨어가 갖춰졌을 때 완성됩니다. 기기를 활용하면 물리적 현실은 닫히고, 전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기 때문이죠. 우선 '페이스북'과 '애플'이 VR, AR 디바이스를 출시하며 대중화의 첫발을 내디딜 예정입니다. 페이스북은 올해 하반기에 '호라이즌'이라는 메타버스 소셜 플랫폼의 정식 출시까지 앞두고 있죠. 호라이즌은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의 VR 헤드셋을 장착하고 즐기는 플랫폼인 만큼 호라이즌 출시 이후 오큘러스의 성장도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피할 수 없는 메가 트렌드, 메타버스

팬데믹으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메타버스가 우리의 일상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기간 동안 마을을 꾸미는 닌텐도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내에 가상 선거 캠프를 마련했었고, 블록으로 가상세계를 설계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마인크래프트'에서 UC버클리 학생이 캠퍼스를 설계하고 가상 졸업식을 진행했죠. KB국민은행은 '게더타운' 플랫폼을 활용해 'KB금융타운'을 만드는 시도도 했습니다. 가상 은행 영업점에서 고객이 창구 직원 앞으로 가면 고객과 직원은 얼굴을 보며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관심 있는 상품이 있다면 모바일 상품 플랫폼인 'KB모바일브랜치'에서 계약을 진행하는 시스템이죠. 모두 가상세계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현실과의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물론 아직 메타버스가 낯설고, 의심스러울 수 있습니다. 가상세계에서 뉴욕, 서울 등 전 세계의 부동산을 사고파는 세상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거래하는 세상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전 세계가 열광하는 이런 메가트렌드는 선택의 대상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생활과 산업을 바꾸어 놓은 것처럼 언젠가는 새로운 하드웨어가 모든 것을 바꿀지도 모릅니다. 새로 출시된 핸드폰에서 놀랄만한 기능이나 서비스를 발견하지 못하는 걸 보면 인터넷과 모바일은 더는 혁신의 원동력이 아닐 테니까요. 메타버스의 세계는 이미 열렸습니다. 낯설지만 새로운 경험을 발판삼아 선두에서 다음 세계를 이끌 것인지, 후미에 끌려갈 것인지만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